”너는 도대체 일을 어떻게 하는 거냐!” “이게 왜 이래 정말!”
늘 담담하고 평온하셨던 아버지가 경도인지장애 판정을 받으신 후 부쩍 짜증과 화가 늘었어요. 나는 도와드리려고 한 건데, 예상치 못하게 화를 내시면 당황스럽기도 하지요. 별 것 아닌 일에 욱하시는 아버지를 볼 때면 난처하기만 한데, 이럴 때 어떻게 해야 할까요?
경도인지장애 환자는 왜 갑자기 화를 낼까요? 😡
공격성과 같은 증상을 임상적으로는 ‘정신행동증상’이라고 불러요. 인지장애 환자에게서 나타나는 인지기능 저하 이외에 다양한 비인지적 증상들을 말하지요. 정신행동증상은 망상, 배회, 공격성, 우울 등 다양하지만, 오늘은 공격성의 이유와 대처 방법에 대해 보다 자세히 알아보려고 해요.
공격성의 이유는 사람마다 달라요. 하나씩 알아보아요.
인지기능장애
인지 기능 저하는 단순히 기억력 감퇴만이 아닌 감정 조절 능력의 저하를 가져올 수 있어요. 특히 ‘전두측두엽 치매’의 경우 기억을 담당하는 해마보다 판단 조절을 담당하는 전두엽에 영향을 주어 기억력은 멀쩡한 환자가 갑자기 버럭 화를 내는 경우가 잦죠. 또한 실어증을 가진 사람은 의사소통이 원하는 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스트레스를 받고, 이것이 공격성으로 이어질 수 있어요. 마지막으로 실인증을 가진 사람은 다른 사람을 알아보지 못해 자신에게 피해를 입히는 사람일 거라 생각해 방어적으로 공격성을 보일 수 있어요.
정신증상
인지장애에 자주 동반되는 증상으로 환각이나 망상이 있는데요. 이를 가진 사람은 착각으로 인해 공격적인 행동이 나타날 수 있어요. 어르신들이 많이 가지고 계시는 수면장애가 있는 경우에도 주간에 졸음과 짜증이 증가해 공격성을 보이실 수 있어요.
신체 질병
심한 초조와 공격성이 갑자기 발생하는 경우는, 전신 질환에 의한 ‘섬망’이 원인일 수 있어요. 섬망에 대해서는 다음 뉴스레터를 참고해보세요! 갑자기 달라진 부모님, 당황스러워요. (섬망 증상)
환경
복잡하고 소란스러운 환경, 혹은 반대로 자극이 부족한 지루한 환경은 환자에 따라 공격성을 유발할 수 있어요.
이렇게 대처해보세요🙂↔️
보호자 분들은 환자를 거칠게 대하거나 재촉하지 않고 다음과 같이 적절하게 대처하는 게 중요해요.
1. “이건 다 증상 때문이야”라고 생각하기
부모님이 갑자기 화를 낼 때 나도 감정에 휩쓸려 같이 화를 내면 보호자에게는 죄책감이, 환자에게는 불신감이 남을 뿐이에요. “이건 다 증상 때문이니까 그대로 받아들이면 안 돼”라고 되뇌이세요.
2. 환자의 마음을 누그러트리는 주문, ‘죄송해요’
우선 환자의 화를 진정시키기 위해 위해 납득되지 않더라도 최선을 다해 사과하세요. ‘죄송해요, 화장실이 급해서 금방 다녀올 테니까 기다려주세요’라며 우선 자리를 떠나 진정될 때까지 기다리는 것도 좋아요.
3. ‘왜 그러세요’가 아니라 찬찬히 되묻기
’갑자기 왜 그러세요’ 같이 ‘왜’를 물어볼 경우 비난하는 어조로 들릴 수 있어요.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면 환자 스스로 답답함을 느껴 화를 돋울 수도 있죠. 우선 환자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수용하고 공감하는 데 초점을 맞추세요. 때로 환자의 말을 반복하면서 어떤 의미인지 묻는 것도 화를 누그러트릴 전략이 될 수 있어요.
🗨️ 대화 예시
- 나만 빼놓고 놀러 가냐? ⇒ 저희만 놀러 가서 많이 속상하고 적적하시죠. 대신 전화 많이 할게요.
- 내가 속을 줄 알고? ⇒ 속을 것 같다고 느끼세요? 어떤 부분에서요? 언제 그렇게 느끼세요?
갑자기 성격이 변하고 화를 내는 부모님과 함께 하는 건 참 당황스럽죠. 환자의 화에 동요하지 않고, 보호자가 마음을 다스리며 현명하게 해결책을 찾아보는 것이 가장 중요해요. 어떻게 나 자신을 챙겨야 할 지 모르겠을 땐, 보호자 마음 돌봄의 관한 모멘토의 다른 뉴스레터 보호자 스트레스, 불효인가요? 보호자를 괴롭히는 경직된 생각 , 보호자 스트레스, 방치하면 안 돼요! 등을 참고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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