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도인지장애를 가진 환자를 케어하다보면 ‘왜 나에게 이런 일이 생겼을까’라는 회의감도 들고, ‘나만 이렇게 힘든가?’ 생각하게 될 수도 있어요. 오늘 아티클에서는 인지증 환자의 가족들이 겪는 심리단계를 알아보고자 해요. 다른 사람들도 나와 비슷한 생각을 하고, 비슷한 과정을 거친다는 것을 알게 되는 것 자체만으로도 위로가 될 수 있을 거예요.
나만 이렇게 힘든 거 아닐까? 😟
인지증 환자를 케어하는 과정에서 가족들은 앞이 보이지 않는 고통을 보통 겪게 돼요. 환자 가족의 네 가지 심리 단계를 알고 있다면 내가 지금 어떤 상태인지 객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고, 혼란과 부정적인 감정을 조금이나마 쉽게 극복해나갈 수 있을 거예요. 각 단계들은 일방통행인 것은 아니에요. 전단계로 돌아갈수도, 다음단계로 이행하지 못할 수도 있어요.
1. 당황/부정하는 단계 🙅
인지증일 것이라고 머리로는 이해하지만 “설마 그럴리가 없어”, “다른 질병의 영향일 거야”라고 부정하거나 “일시적인 상태일거야”라며 현재의 상황을 부정하는 단계예요. “지금이라도 더 이행되지 않도록 힘써야지”라고 생각하고 노력하기도 하지만, 인지증이 증상이 심화되면 다음 단계로 나아가게 돼요.
2. 혼란, 분노, 거절하는 단계 😠
인지증 환자에게 “도대체 왜 그래?”라는 생각을 많이 하며 정신적으로 혼란스러워 하는 시기예요. 환자에게 화를 내고 말게 되기도 하고, 혼란스럽고 힘든 마음에 환자나 도움주려는 사람들을 거절해버리는 경우도 생기게 돼요.
특히 이때는 본인만 고생하면 해결될 것이라 믿기도 하지만, 실제로는 사회적 연계가 가장 중요한 시기예요. 다음과 같은 주변 사람이나 모임의 도움을 적극적으로 모색하는 것이 많이 도움이 될 거예요.
- 잇달아 일어나는 증상을 적절하게 판단하여 대처요령을 알려주는 사람들
- 앞으로 일어날 간병의 피로와 부담을 감소시키는 서비스 등을 미리 전해주는 동료
- 돌봄자조모임
이 단계에서 사회적 연계를 충분히 거치면 다음단계로 수월히 옮겨갈 수 있어요. 모멘토에서 적극적인 도움을 구해보시는 것도 좋겠죠!
3. 결단과 함께 단념하는 단계 🤲
환자를 돌보는 과정에 여전히 부담은 있지만, 이제는 환자의 마음을 헤아릴 수 있는 단계예요. 인지증이 계속 진행되는 질병으로 예방과 치료가 완벽하게 될 수 없음을 체념하고, 인지증 환자와 함께 살아가는 것을 받아들이게 돼요.
“만약 인지증이 발병되지 않았다면 내 인생이 어떻게 되었을까?” “다른 가족도 고생하고 있을까?” 등 부정적 생각도 때로 스쳐가지만, 환자가 여전히 나의 가족이라는 것을 생각하고 현재 상태를 직시할 수 있어요.
4. 수용하는 단계 🙆
환자의 인지증, 그리고 인지증 환자를 돌보고 있는 나를 수용하고 그 가치를 인정하는 단계예요. “인지증을 돌보는 일을 하지 않았다면 어머니가 어머니 이전에 있는 그대로의 한 사람임을 알지 못했을 것”이라고 하는 사람도 존재할 만큼, 상황에 긍정적인 의미를 부여할 수 있게 돼요. 이 단계에 이르러서는 언젠가 나도 인지증에 걸릴 수 있음을 이해하고, 당사자와 살아온 모든 것을 받아들이며 미래를 생각할 수 있을 거예요.
나는 지금 어떤 단계에 위치해있는 것 같나요? 원망스럽거나 화나는 마음이 올라올 때, 이를 무조건 억압할 필요는 없어요. 인지증을 온전히 수용하는데 단계가 필요함을 받아들이고, 내 마음에 귀 기울여주세요! |